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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플래너의 이야기

웨딩플래너의 이야기

발랄한그1녀

눈물나는 이야기


웨딩플래너의 이야기

나는 웨딩플래너르 일하면서 참으로 많은 행복의 순간에 참여해왔다.
그중에서도 정말 잊지못할 결혼식이 있었다.

신부는 나보다 한참 어린 10대의 귀여운 여자아이에
신랑은 나보다 20살은 더 많은 마음 착한 인상의 남자분이었다.
나이가 차이나는 커플은 그다지 드문것은 아니었지만 이 커플은 내게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신부는 홀아버지가 애지중지 키운 딸로, 아버지의 반대는 당연한 것이었다.
신부의 말에 의하면,
아버지는, 네 맘대로 하라고, 하지만 결혼식에는 안나가겠다고 하셨다고 했다.
그래도 두분은 아버지의 축복을 받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웨딩플래너로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두분과 함께 몇번이나 신부의 아버지를 만나러 갔다.
그때마다 몇번이나 머리를 숙였는지 모른다.
당신이 무슨 상관이냐는 말도 들었다.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나는 두분의 결혼식을 두분이 원하는대로 최고의 하루가 되게하고 싶었다.

신부의 아버지와 부딪칠때마다 그 화의 감정은 다 내게로 쏟아져와서, 솔직히 너무 힘들었다.
귀찮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신부의 아버지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덜컥 겁이 났다, 무슨 말씀을 하시려나 ... 싶어서.

그런데 약속한 날, 약속한 장소에 가보니, 신부의 아버지의 표정이 예전과는 달랐다.
늘 무섭고 딱딱한 표정에 말투도엄격한 분이셨는데 그날은 너무나도 자상하고 작은 목소리로,
딸이 태어났을때의 이야기,
초등학교 운동회날에는 아버지가 너무 열심히 해서 딸에게 창피하다는 말을 들었다는 이야기,
중학교때는 말을 걸어도 대답도 잘 안해주더니
딸이 수학여행에서 돌아온 날, 퇴근해서 집에 가보니 식탁위에 선물로 사온 휴대폰 줄이 놓여있었고
너무 기뻐서 지금까지도 달고 다닌다는 이야기,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처음으로 말을 꺼낸 날의 이야기...
여러가지를 이야기해주셨다.

우리 딸, 정말 귀엽지요 ... ?
우리 딸이 고른 사람이면 틀림없는건 틀림없는데...
다만 내 생각이... 정리가 잘 안되서요...

그렇게 말하곤 눈물을 닦으시는 아버지를 보니 나도 눈물이 났다.
그런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마지막으로 쑥스러운듯이 말씀하신다.

결혼식엔... 뭘 입고 가면 되나... ? 벌써 몇년째 옷을 안사봐서요...

그날밤, 딸에게 전화를 걸어 낮에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다.
딸도, 신랑될 분도 엉 엉 운다.
나도 엉 엉 울었다.
몇일후, 딸과 나는 아버지를 모시고 양복을 사러 나갔다.

  • 방방

    제가 사는 곳의 책방에서 산 책이지요^^
    감동받아 마음이 촉촉해지고 싶을때 읽곤 한답니다^^
    감사합니다~

  • 동생몬

    항상 감동적인글 많이 올려 주시네요^^ 이런글을 어디서 보시는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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