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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진도개 준호 이야기

슬픈 진도개 준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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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집 마당에 17살된 진도개 준호가 살았어요.
등치도 커다랗고 짖는 소리도 우렁찬 용맹하고 집잘지키는 아이였답니다.
두눈사이 이마 한가운데로 세로줄이 딱 하니 잡혀있어 보기에도 무시무시한 얼굴이라
처음본 사람들은 모두 오금이 저리고, 처음 방문하는 택배 아저씨들도
물건만 냅다 던지다시피 전해주고 줄행랑을 놓기 바뻣으며 십년넘게 온동네를 지키는 터줏대감이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그아이를 인상파 준호라고 불렀답니다.

집안에는 열살먹은 시추 짱아가 살았는데, 애교쟁이에 질투쟁이에요.
언니가 어쩌다 준호에게 맛난것이라도 먹이면, 마루에서 내려다 보며 꿍얼꿍얼거리다
종내는 준호옆에 다가와 뺏어 먹는답니다.
그래도 착한 준호는 짱아를 물지않고 물끄러미 내려다보다 핥아주곤 한다 그래요.

그런데 언니네 집이 재개발 지구가 되면서 얼마안있어 집이 헐리게되어
아파트로 이사를 가야만해서 식구들의 시름이 깊어만 갔어요.
바로 준호 때문에요.
마당에서 살던 아이라 아파트에선 도저히 살수없고, 시골 친척집에 보내자니 나이도 많아서
살뜰히 보살펴야 하는데 마음이 안놓이고 너무나 염려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언니는 준호를 쓰다듬으며 슬픈 목소리로 말했답니다.
준호야 너를 어쩌면 좋으니 엄마 따라서 못갈텐데 어쩌니..하고 두어번 그랬대요.
다른때같았으면 언니가 쓰다듬으면 좋아서 꼬리 흔들며 기뻐할텐데
언니가 그렇게 말할땐 시무룩하니 가만 듣고 있더랍니다.

근데 며칠전 자고 일어나 아침에 준호 밥주려 나가보니
전날까지 밥잘먹고 아무 이상 없던애가 옆으로 누운채 죽어있었대요.
언니는 괜히 준호에게 그런말 했다며 후회하고, 식구들도 모두 눈물을 흘렸답니다.
준호는 양지 바른곳 언니네 소유 산기슭에 지가 좋아하던 장난감 뼈다귀와 함께 묻히고
그곳에 나무를 한그루 심고 영원한 가족 준호라는 팻말을 걸었답니다.
준호야 그동안 고맙고 수고했어.. 이제 더 좋은곳으로 가서 즐겁게 뛰어놀아!

  • 물고기자리

    아...슬프네요..준호 좋은곳으로 갔을꺼에요..

  • 내담

    그래도 17살이나 되었으면... 제 명만큼은 살다 간 것이니 너무 슬퍼하지 마셔요. 좋은 곳으로 갔을 거예요-

  • 핀아

    눈물나요ㅜㅜ 준호 좋은곳에 갔을거에요ㅜ

  • 예린

    흑... 정말 저희집 토이푸들 녀석을 봐도 가끔 저 녀석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을까 싶을만큼 영리하더라구요.
    준호가 엄마 곁에서 잠들고 싶었나봐요.. ㅠㅠ

  • 미리내

    눈시울을 젖시네요~~~ㅎ흑

  • 보라나

    그래도 준호가 가족들과 함께한 집에서 가족들이 살고 있을때 떠나서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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