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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다리 건넌 우리 뭉치.. 안락사로 편히 보내줬어야 했던걸까요?

무지개다리 건넌 우리 뭉치.. 안락사로 편히 보내줬어야 했던걸까요?

조롱목

일요일 아침 우리 뭉치가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태어나 이렇게 슬픈 날은 처음이네요..정말 가슴이 찢어진다라는 표현이 어떤건지 알 것 같아요. 솔직히 아직 아이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도 믿겨지지 않으며 부르면 꼬리를 흔들며 달려나와 제게 안길것만 같아요.

뭉치는 11살 슈나구요 너무나 에너지 넘쳤던 아이인데 올해 실명하면서부터 차츰씩 이상한 이상한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어요. 사료를 잘 안먹고 무기력하며 켁켁거리는 증상이 있어 병원에 데려가니 이미 신장의 기능을 거의 잃은 상태라고 하더군요. 그동안 많이 아팠을텐데 체력으로 버텨왔을거란 말에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동안 난 말로만 예뻐했지 아픈것도 못 알아보고 아이의 병을 키웠다는 생각에 죄책감으로 많이 힘들었고 이날부터 뭉치가 갑자기 떠나버릴까봐 두려움에 거의 매일 밤 울며 잠들었어요.

우선 수액을 맞아 식욕을 되찾게 해주면 기력이 조금은 회복될수 있다하여 수액을 맞추고 집에 데려왔는데 그날 밤 아이 상태가 더 안 좋아진거에요
축 쳐저서 걷지도 못하더라구요. 절망적이었어요.그런데 놀랍게도 그다음날부터 조금씩 기력이 회복되더니 사료도 잘 먹고 오줌도 잘 싸더라구요.
그렇게 2주정도가 지나고 또 사료를 거부하기 시작했어요.그래서 닭가슴살을 삶아줬더니 닭가슴살은 맛있게 먹더라구요.

그러기를 한 2주 이제는 닭가슴살마저 거부하고 물도 아예 먹지 않아 병원에 데려갔어요. 의사선생님은 뭉치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지고 있으며 더이상 해줄수 있는게 없다는 식으로 말했고 입원시키면 밤에 못봐주니 일주일간 통원하라고..수액 맞아 일주일안으로 식욕되돌리지 못하면 이제는 정말 가망이 없다고 했어요. 그리고 그 날 병원에서 만난 한 할머니가 뭉치를보며 너무나 불쌍하다고 하더라구요 할머니의 개는 16살이고 10년전에 신부전이라는걸 알고 관리를 잘 해온 결과 밥도 잘 먹고 아직까지도 건강하다고 하시는데..우리 뭉치는 주인 잘 못 만나 병을 키워왔다는 생각에 그자리에서 애 안은채로 엉엉 울었답니다.

그날 이후로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다르게 아이의 상태가 심각해졌어요. 통통했던 아이가 먹지를 못하니 몸은 뼈밖에 남지않아 앙상해져갔으며 수액맞은거마저 다 토해내고 숨쉬는것도 점점 더 힘들어했어요.

수액 맞으면 심장에도 안좋고 아이가 혈압도 높은 상태라 두통이 심하며 많이 어지러울거라 하더라구요.
그리고 그렇게 사람 좋아하던 아이가 사람을 피하고 계속해서 구석진곳을 찾아 머리를 박고 있더라구요.

수요일은 병원다녀와서 계속 누워만있었지만 배변만큼은 실수하지 않으려고 힘든 몸으로 비틀비틀 베란다에 있는 뭉치 화장실에서 했구요 목요일은 가족들이 다 모여서 힘이 났던건지 그래도 일어나서 사람들 옆에 있으려 했지만 금요일은 다시 누워있기만 했어요 그런데 금요일 밤 훨씬 더 상태가 좋지않아 끙끙 앓더라구요 너무 괴로워보였어요 그래서 가족회의끝에 토요일에 아이 상태 지켜보고 너무나 마음아프지만 일요일에 안락사를 시키기로 했더랬죠.

토요일 병원에 다녀와서 뭉치가 놀랍게도 아픈몸을 이끌고 집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거에요. 지금 생각해보니 마지막으로 11년 살았던 정든 곳과의 작별을 고하는 행동같았어요.

그리고 나서 그날 밤 아이가 온몸이 흔들릴정도로 괴롭게 토를 하더라구요 봤더니 그냥 토가 아니라 피토인거에요ㅠㅠ피가 조금 섞여있는게 아닌ㅠㅠ
정말 그때부터 이전에 고통스러워했던 모습과는 비교가 안될만큼 죽도록 고통스러운 모습이었어요ㅠㅠ
그 모습을 보고 일요일에 안락사를 시켜야겠다는 확신을 했어요.

그리고나서 새벽에 제가 잠깐 잠든 사이에 또 피토를 몇 번 했더라구요 6시에 일어나 아이를 살피니 죽음의 문턱이 멀지 않았다는것이 보였답니다. 피를 토해 턱과 발에는 피로 물들었고 몸은 굳은 상태로 숨만 간신히 붙어있는 상태였어요.
엄마가 입과 턱에 묻은 피를 닦아주려는 순간 엄마를 물더라구요ㅠㅠ 얼마나 괴로웠으면 그랬을까요ㅠㅠ
닦지 못할것 같아 아이를 깨끗한 이불위에 올려주려고 드는순간 너무나 고통스러워하는 신음소리와 함께 온몸을 자지러지게 움직이며 입에 심한 경련이 일어났어요ㅠㅠ
그리고나서 한 30분정도 있다가 아이가 세상을 떠났어요.

아이가 떠난건 너무나도 슬픈일이지만 마음의 준비를 해와서인지 이제는 고통속에서 벗어나 편히 쉴거라 생각하면서 마음을 추스렸어요. 그리고 안락사가 아닌 자연사로 아이가 생을 마감했다는것도 감사하게 생각했구요.

그런데 조금 전부터 그런 생각은 전혀들지않고 죄책감이 밀려오기 시작했어요 ㅠㅠ
어젯밤 아이가 처음 피를 토했을때 24시간병원으로 달려가 안락사 시켰어야 했던건 아닌지..그랬으면 그렇게 큰 고통없이 편히 갔을텐데 왜 바보같이 오늘까지 기다리다 아이를 큰 고통속에 절규하며 죽게 내버려뒀는지.. 저 때문에 아이가 너무나도 고통스럽게 죽었다는 생각에 미치도록 괴롭습니다.

바로 달려가 안락사를 했어도 후회했을까요?
저 위로 좀 해주세요ㅠㅠ

  • 들찬

    토닥토닥,,ㅜ

  • 겨울c

    저두 애들키우지만 어런글보면 가슴이 미여집니다 어떻게해야 옳은선택인지....
    힘내시구요 아프지않는곳으로 갔으니 마음편히 갖으세요

  • 우시

    노견 키우는 입장에서 이 글보고 눈물 콧물 다 쏟고 가네요
    힘내세요ㅠㅠ

  • 큰모듬

    12년 키우던 강아지가 죽은지 2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종종 슬퍼요
    잇몸에서 피와 고름이 나와 마취해서 치료중에
    못깨어나서 죽었어요
    갑작스런 죽음에 많이 슬펐지만
    성공적으로 수술을 했다고 해도 이빨도 다 빼고
    뼈속까지 썩고 있는 상태라 안락사를 고민했을지도 몰라요
    안락사를 선택하건 자연사를 선택했건
    주인은 강아지에게 최선의 선택을 한거라 생각해요

  • 물맑

    토닥토닥.....

  • 가을c

    저도 요즘 안락사에 대해 생각 하고 있어요.
    17살 슈나 한쪽눈 실명 귀도 안들리고 다리에 힘도 없어 못일어나고
    기저귀 차고 있는 상태에요.

    며칠전에 출근은 해야 하는데 사료도 안먹고 싸지도 않고 몸도 차서
    한참을 껴안고 울다 출근해서 안락사 하자고 남편이랑 의논 했는데.
    저녁에 퇴근하니 사료 먹어 저렇게 먹는건 살고 싶다는 거라생각해써요.

    안락사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

    행복하게 살다 갔을꺼에요.
    힘내세요.

  • 보람

    저도 작년에 동생 보냈지요..
    시집가고 신행갔다왔더니
    집에 박혀서 암것도 못먹고 나오지도 않더라고요.
    나쁜생각인줄알지만
    이젠 친정에 잘못올거같아서
    제가 있을때 곱게 보내주고 싶어서
    님과 같은 생각(안락사)했었는데요
    결국은 제맘 알아서인지 제품에서 자연사로 떠나주더라고요
    밖에서 키우던 우리 어리 깨끗하게 씻겨서
    어리가 뛰어놀던곳 여기저기 안고서 돌아댕겨줬어요.
    그리고 그날밤 제 품에서 무지개다리 건넜어요.
    고맙고 미안하고 계속 누워있다가 마지막 숨쉴땐 보

  • 두온

    안락사 안시킨거 잘하셨어요. 저도 우리 아기 3주동안 거의 의식 잃고 기절하고 있어 이제 보내주자는 말에 제 손으로 보냈는데 ㅠㅠ 1년이 훨씬 더 넘었는데도 아직도 마음 한켠에 죄책감이 있어요 ㅠㅠ 아기 잘 보내주시고요 ㅠㅠ

  • 두온

    아...ㅠ 너무 가슴 아파요..
    저두 강아지 키우는데 무지개다리.. 생각조차하기싫은데..
    상상만해도 눈물나는데...
    어떤말로도 위로해드려야할지 모르겠어요
    뭉치고통스럽게 보내셔서 가슴은아프겠지만 하늘나라에서 님의 사랑하는마음 이해하고 좋은곳 갔을거에요..
    힘내세요

  • 헤벌심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안락사 시키셨으면 더 괴로우셨을거에요ㅠ_ㅠ 뭉치 입장에선 단 며칠이라도 가족들과 더 지낼 수 있어서 좋았을거에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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